지난 5년(2018~2022년) 간 추석 전날과 당일, 다음날에 발생한 화재는 총 1,224건으로, 일 평균 81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특히 음식물 조리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약 30%로 화재 발생 원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용유 등 기름으로 인한 화재는 불이 급속히 번져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가을철 선선하고 건조해진 날씨도 화재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추석 연휴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원인 별 예방법과 화재 발생 시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추석 연휴 화재 발생 건수가 증가한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음식물 조리 시 화재 예방하려면?...차량 운행 시 주의할 점도 기억해야
추석 연휴 기간 동안에는 조리 중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음식물 조리 시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리 기구를 계속 지켜보기 힘든 상황이라면 가스 타이머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조리 중 나무로 된 조리기구와 같은 가연 물질을 화구 근처에 두지 말고, 전을 부치는 등 기름 사용이 잦다면 ‘K급 소화기(기름에 불이 붙었을 때 화재 예방에 적합한 소화기)’를 구비해 두는 것도 좋다. 아울러 조리 중 발생한 기름때가 쌓이면 불씨가 튀면서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방 후드 및 배기 덕트의 기름 찌꺼기를 주기적으로 청소해 주어야 한다.
연휴 기간에는 교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차량 화재 발생률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운행 전에는 오일 누수나 전기 배선 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특히 냉각수가 부족하지 않도록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냉각수가 부족한 경우 엔진이 과열되면서 화재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진압할 수 있도록 차량용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차량 충전 시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충전 후 주행 가능한 거리가 현저히 떨어졌다면 배터리 용량을 확인해 봐야 한다. 만약 배터리 용량이 20% 이상 감소한 상태라면 제조사에 문의해 수리 혹은 정비를 받는 것이 화재 예방을 위해 바람직하다.
차량을 주유할 때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유소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폭발과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더욱 쉽기 때문이다. 이에 소방청은 셀프 주유 시설을 이용할 때 △주유 전 시동 끄기 △정전기 방지 패드 터치 후 이용하기 △주유 노즐을 꽂은 채 이탈하지 않기 △라이터 등 화기 사용하지 않기 등의 수칙을 반드시 잘 지킬 것을 당부했다.
소방청은 또한 안전한 추석 연휴를 보내기 위해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금지 △전선 피복 이상 유무 확인 △물 묻은 손으로 전기제품 접촉 금지 △누전 차단기 점검 △담배꽁초 투기 금지 △소등 △전자제품 전원 차단 △가스밸브 잠그기 등 화재 안전 수칙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화재 발생 시 대처 방법은?...화재 위치에 따라 대피 방법도 달라
음식물 조리 도중 불이 난 경우 물을 부어서 꺼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명절 음식 특성상 물을 뿌릴 경우 오히려 불꽃이 튀면서 화상 사고가 발생하거나 불이 더 크게 번질 위험이 있어 함부로 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
대신 수건을 물에 적셔 불이 붙은 곳을 완전히 덮거나, K급 소화기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해야 한다. 만약 이런 도구들이 준비돼 있지 않다면 상추나 배추 등 잎이 큰 채소들로 불을 덮는 것도 소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차량을 운행하는 중에는 연기가 나거나 화재로 추정되는 냄새가 나면 차량을 신속하게 안전한 장소에 주차하고 시동을 꺼야 한다. 가능하다면 차량의 배터리 전원을 분리하고, 전기차인 경우에는 고전압 전원을 차단한다. 배터리에 불이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후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바람을 등진 상태로 소화기를 분사해 초기에 진압을 해야 한다. 불이 크게 붙어 진화할 수 없다면 최대한 먼 곳으로 대피하고, 후방에 안전삼각대를 설치해 주행하는 차량들에게 위험 상황을 알려 2차 피해를 예방하도록 한다.
2019~2021년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아파트 등 건물의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중 39.1%는 대피 중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한 대피가 오히려 인명사고를 유발하는 것. 따라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무작정 대피를 위해 밖을 나서지 말고, 불이 난 위치에 따라 알맞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신이 위치한 층에서 불이 났다면 같은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이 난 사실을 알리고, 즉시 낮은 자세로 지상층이나 옥상으로 대피해야 한다. 외부로 대피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경량 칸막이, 하향식 피난구 등이 설치된 곳으로 이동해 불이 진압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런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면 불길과 연기로부터 가장 먼 곳으로 이동해 문을 닫은 뒤, 젖은 수건으로 문틈을 막고 구조를 기다린다.
같은 건물 내 다른 층에서 불이 났는데, 자신이 위치한 곳까지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다면 앞서 설명한 대피 방법을 따르면 된다. 그러나 화염이나 연기가 아직 닿지 않은 경우라면 무리하게 밖으로 대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연기로 인한 질식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창문을 닫고, 실내에서 대기하며 화재 상황과 안내 방송을 주시해야 한다.
빠른 응급처치 방법 및 주의사항
폐쇄된 공간에서 질식한 환자를 발견했을 때는 가장 먼저 신선한 공기가 있는 외부로 안전하게 이동시켜야 한다. 이동 후에는 호흡과 맥박을 체크해 보고 필요한 경우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질식 다음으로 자주 발생하는 화상 환자의 경우 열에 노출된 정도와 범위 등에 따라 취해야 할 조치가 다르다. 국소 부위의 가벼운 화상은 흐르는 물에 10~15분 정도 대어 열기를 빼주고, 거즈 등으로 상처 부위 감염을 막아주면 된다. 다만 열기를 빼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거나 차가운 수건을 대는 경우 상처 부위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화상으로 인해 물집이 잡혔다면 꼭 소독을 한 후에 물집을 터뜨려야 한다. 물집이 터져버렸다면 상처 부위에 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깨끗한 응급처치 용품으로 감싸 보호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응급처치는 반드시 화재 현장이 아닌 안전한 곳으로 대피 후에 시행해야 하며,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은 119에 전화해 지시를 따라야 한다. 잘못된 응급처치는 오히려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